주세법, 바뀐 대학축제 술 문화

    사례

     대학 축제와 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였습니다. 수업 때 술을 마시고 수업을 째기도 하고, 혹은 거나하게 취한 얼굴로 수업 뒷자리에 앉아 있기도 했죠.

     

     교수님들도 학부생 때의 추억이 있으셔서 그랬을까요, 흔쾌히 넘어가주시곤 했습니다.

     

     서로서로 좋은 문화였습니다. 각자 과나 학생회에서는 술과 안주로 마진을 남겨 한 철 장사를 할 수 있었고, 학생들은 편하게 캠퍼스에서 술을 마시며 친구들끼리 놀 수 있었으니까요. '장터'라 불리기도 했고 '주점'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봄과 가을을 상징하는 캠퍼스의 문화이기도 했죠. 안주가 비싸긴 했지만, 서로 팔아주는 훈훈한 정도 있었고, 무엇보다 재미있었으니까요. 

     

     하지만 2019년부터 사실상 대학 축제에서 술을 마시기 힘들어졌습니다. 바로 '주세법' 때문입니다.

     

     

     

    해결 

      사실 술은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나 판매해서도 안됩니다. '면허'가 필요합니다. 뭐 물론 주점이나 장터에서 술을 열심히 팔긴했지만, 그냥 법이 눈을 감아준 것이지, 그렇다고 해서 대학생들의 행위가 '합법'이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면허를 가진 분들이 보기에 좋지는 않았나 봅니다. 사실 정당한 법적 권리를 행사한 것입니다. 면허가 없는데 주류를 판매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긴 하니까요.

     

     그래서 2019년부터 교육부에서는 각 대학에 적극적으로 '공문'을 보내기 시작합니다. 바로 '주세법'이라는 것을 명시해서 말이죠.

     

     주세법 법률 자체는 제조와 판매에 대한 법률입니다만, 조세범처벌법 제6조에는 '주세법'을 위반하는 경우에 어떤 처벌을 받는지 명시되어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조세범이라는 뜻은 아닙니다만, 법이 그렇다는 말이죠. 

     

    조세범 처벌법

    제6조(무면허 주류의 제조 및 판매)

     

    주세법에 따른 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주류, 밑술ㆍ술덧을 제조(개인의 자가소비를 위한 제조는 제외한다)하거나 판매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해당 주세 상당액의 3배의 금액이 3천만원을 초과할 때에는 그 주세 상당액의 3배의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밑술과 술덧은 탁주로 본다.

     

     이 경우에는 '판매'를 했기 때문에 법에 저촉되게 됩니다.

     

     결국 2019년 이후 대학 주점에서 직접 술을 판매하는 행위는 사라졌습니다. 대신에 각종 편법이 나타났는데, 그래도 불편하기는 매한가지라 분위기가 확 죽은 것은 사실입니다. 

     

     중국 속담 중에 上有政策,下有对策라는 것이 있습니다. 법이 있으면 요리조리 피해갈 구멍이 있다는 뜻입니다. 

     

    어떤 방법을 써서 피해갔는지 볼까요?

     

    1) 무료로 술 주기

     

     술은 무료입니다! 대신에 안주의 가격이 많~이 비싸집니다. 사실 안주의 가격에 술을 포함시킨건데요, 무료로 주는 행위는 법적으로 '판매'가 아닙니다. '사은품'의 개념으로 술을 줬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하지만 안주의 가격 자체가 너무 올라버려서 선뜻 사기가 망설여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원래는 안주가 3,000원이었다면 이제는 5,000원 이상에서 판매되는 것이니까요.

     

    2) 구매대행 해주기

     

     소정의 수수료를 받고 근처 마트에서 술을 사서 배달해주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산 위에 위치한 학교 혹은 편의점이 먼 학교의 경우에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학교의 위치에 따라서 불가능한 캠퍼스가 많겠네요.

     

    3) 술을 가져오게 하기

     

     학생이 직접 술을 가져오고 안주만 사서 먹는 개념인데, 좀 많이 ... 별로입니다. 분위기도 안나고, 이래저래 귀찮거든요.

     

     결국 축제에는 술 문화가 거의 사라지게 됐습니다. 사실 대학생이 술을 판매하는게 불법이긴 하지만, 나름 작은 문화였는데 아쉽긴합니다. 

    그 외의 이야기

     물론 여기에 굴복할 대학생들이 아닙니다. 대신에 '일일호프'라는게 훨씬 더 활기를 띄기 시작합니다. 학교나 번화가 근처 주점을 일일 대여료 (수십만원 ~ 백만원) 정도를 주고 하루 통채로 빌린다음에 술과 안주를 파는거죠.

     

     수익은 나쁘지 않습니다. 동아리나 친구들끼리 친해지기에도 훨씬 좋구요. 대신에 주인에게 임대료를 주고 이것저것 차포를 떼고 나면 사실상 남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늘 그렇듯, 건전한 음주 문화는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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